기업 사회공헌활동의 전략 변화와 대응방안

 

I. 서론

 

연말에 늘상 행해지는 불우이웃돕기나 자연재해가 닥치면 자의반 타의반 앞다투어 내던 구호 성금에서부터 ‘우리 강산 푸르게 푸르게,’ ‘일자리를 통한 저소득층의 자활’ 등의 슬로건을 들고 경영과의 연계 속에서 각 기업이 펼쳐 온 체계적이고 전략적인 사회공헌활동에 이르기까지 최근 십수 년간 기업이 사회와 소통하기 위해 펼쳐 온 다양한 활동과 그 진화 과정을 우리는 목격해 왔다. 그렇지만 또 다른 한편에서는 재계 1, 2위를 다투는 소위 재벌기업의 총수가 법원으로부터 최종 심판을 받기 전 수천억 원에 이르는 기부금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약속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 것도 작금의 현실이기도 하다. 이를 두고 한 언론기사는, “이전에 회계장부를 분식하던 한국 기업들이 이제는 기업윤리나 사회공헌과 같은 고상한 방식으로 바꿨다. 사법처리를 피하기 위해 수천억원의 재산을 기부하겠다고 공언하는 기업은 대한민국밖에 없다. 윤리경영과 사회공헌으로 치장해 치부를 가리려는 새로운 형태의 ‘윤리분식’은 기업에 대한 사회적 불신을 증대시킬 뿐”이라는 기업관계자의 말은 인용하면서, 국내 주요 기업들이 비자금 조성 등 윤리경영에 문제가 생겼을 때 그것을 덮고자 거액의 기부금을 내는 소위 ‘그린워시’(Green-wash) 전략을 비판하기도 하였다(정현상, 2007). 또한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는 한 재벌 기업의 소위 ‘사회기금헌납’과 관련하여 사회복지사를 대상으로 한 긴급설문조사 결과를 전하면서, 사회복지사 입장에서 큰 돈이 사회에 환원되어 복지자원으로 쓰이게 된 데에 대한 환영의 뜻과 함께, “정계와 재계의 파워게임에서 세금보다는 기업의 이미지, 기업 파워에 직접적 영향력을 보여줄 수 있는 카드를 사용한 것 아닌가”라고 그 의도에 대해 의구심을 갖고 있음을 전하기도 했다 (노컷뉴스, 2006.2.12).

이런 상반되는 두 가지 현상을 보자면 어느 것이 진정한 모습일까라는 의문을 갖게 된다. 고의일까? 과실일까? 아니면 소위 미필적 고의에 의한 결과일까? 그렇지도 않다면 시효가 지나지 않은 과거의 잘못된 관행이 ‘불행’하게도 예기치 않은 사건을 통해 밝혀진 것일까? 최종적인 결론은 법이 내려주겠지만, 본고에서 다루려고 하는 주제, 즉 ‘기업의 사회적 책임’ 혹은 ‘기업사회공헌’과 같이 법률적 범주를 넘어서는 문제라면 우리는 이를 어떻게 해석하고 판단해야만 할까? 수요와 공급이라는 측면에서 기업사회공헌의 수요자라고 할 수 있는 사회복지조직을 포함한 비영리기관은 이들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대응해야만 할까? 이 글은 이러한 문제의 실마리를 찾아보기 위한 탐색적 시도의 일환이다. 우선, ‘기업의 사회적 책임’ 혹은 ‘기업사회공헌’의 개념적 정의와 이론은 무엇이고, 어떤 궤적을 그리며 진화해 왔는가에 대해 살펴보기로 하자.

 

II. 기업사회공헌의 개념과 궤적

 

우리는 21세기를 전후하면서 ‘기업사회공헌,’ ‘기업의 사회적 책임,’ ‘기업시민정신,’ ‘기업윤리’ 등 기업이란 말을 공통분모로 여러 수식어가 붙는 단어를 자주 접하게 되었다. 이들이 corporate philanthropy,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corporate citizenship, business ethics에 상응하는 것이라면, corporate social responsiveness, corporate social performance, corporate community investment 등과 같은 표현도 영어권 문헌에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표현이다. 결국 이들 개념은 기업과 사회와의 관계성, 즉 상호 간에 존재하는 상호작용 혹은 소통의 문제로 축약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이들 용어는 ‘기업사회공헌’(corporate philanthropy)과 함께 이를 포괄하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이하 CSR)이란 용어가 좀 더 지배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세계화의 진전과 신자유주의 경제 질서의 확대, 이의 구체적 실현 형태인 WTO체제로의 편입과 다국적 기업의 출현 등의 현상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러한 흐름은 시장을 확대시키고 고용을 증가시켜 왔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는 부의 양극화와 소외계층의 양산이라는 부작용을 낳게 되면서 궁극적으로는 사회적 압력과 저항에 부딪히게 되었다. 이에 대한 대응은 국제적 차원에서 제기되었다. 유엔 글로벌콤팩트(UN Global Compact), GRI(Global Reporting Initiative), ISO26000 등등으로 불리는 국제적 표준에서부터 공정노동협회의 행동준칙(Code of Conduct), 사회적 책임 국제연대(Social Accrediation International)의 SA8000로 불리는 노동관련 NGO운동에 이르기까지 이제 이들 사안은 일국적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국제적 차원으로 확대 진화되어 갔다(이장원, 2006).

일반적으로 통일된 ‘기업의 사회적 책임’ 즉 CSR의 개념적 정의는 존재하지 않는다. 좀 더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이를 언급한 연구자만큼 많은 수의 정의가 존재한다고도 할 수 있다. 즉 지난 반세기 동안 많은 연구와 논쟁이 있었지만 어느 한 특정한 이론적 접근, 가설, 구성 개념(construct), 방법론이 지배하지는 못했다. 그만큼 논란이 많고 논쟁적인 분야라 할 수 있으며 특정 패러다임이 존재하는 분야라기보다는 지속적으로 진화해 가면서 처한 상황에 따라 새로운 개념이 출현하는 분야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CSR에 정의를 내리는 일은 사회에서 기업이 어떤 기능을 하는지를 서술하는 기술적인 작업이기도 하지만, 사회에서 기업이 어떤 것들에 대해 책임을 져야만 하는지를 제시하는 규범적 작업이며, 기업의 권력을 일정하게 억제하기 위해 한 사회의 정치 경제가 어떻게 조직되어야 하는지를 제시하는 이념적 작업이기까지 하다. 따라서 기업의 의무(socail obligation), 기업이 사회에 끼치는 영향(impacts of corporations in society)과 같은 주제가 현재 이들 논쟁의 중심에 서 있다고 할 수 있다(Crane 외, 2008).

반면에 ‘기업사회공헌’으로 통용되는 ‘corporate philanthropy’는 전통적으로 기업의 자선적 기부 활동과 관계가 있다(이상민, 2002; 김통원, 2004). 왜 기업이 기부를 하는지에 대해서도 많은 논의가 있어 왔다. 즉 생산성과 이익을 확대하기 위해(신고전/기업생산성 모델), 사회에서 축적한 부를 다시 그 사회적 가치와 윤리적 규범에 따라 다시 환원함으로써 그 책임을 다하기 위해(이타적 모델), 국가 권력으로부터 기업이 갖는 지배권과 자치권을 지속하기 위해(정치적 모델),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이해 조정과 충족을 통해 장기적 관점에서 생존하기 위해(이해관계자모델), 그리고 공존을 위해 기부하고 나누어야 한다는 사회적 압력이 규범으로서 사회구조 내에 배태되어 있기 때문에 기업이 자선적 기부를 한다는 것이다(Smith, 1996; 이상민, 2002).

‘기업사회공헌’의 영어적 표현으로 통용되고 있는 ‘corporate philanthropy’에서 ‘philanthropy’란 말은 사전에 보면 ‘자선,’ ‘박애’ 정도로 번역되어 있다. 영어권에서는 이 단어와 함께 ‘charity’라는 단어도 널리 쓰이고 있다. 그러나 이 둘 단어 사이에는 차이가 존재한다. 즉 charity가 빈자에 대한 관대함, 주변 사람들에 대한 관용과 동정심과 같이 개인적인 차원의 관심과 자비심에 근거한 행위를 말한다면, philanthropy는 협의의 의미에서는 돈을 기부하는 것, 그리고 교환가치를 갖는 것의 일방향적인 전달, 즉 대가 없는 전달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것은 개인적인 차원보다는 인류라는 집합적인 차원에서 조직화된 사회서비스 기관에 돈을 기부하는 행위를 의미한다(Payton, 1989). philanthropy라는 용어는 서구의 역사 속에서 좀 더 다양한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즉 공익을 위한 자발적인 행동, 자발적인 서비스, 자발적인 기부의 의도적이고 계획된 과정이라는 개념을 갖고 있기도 하다(Til, 1990). 또한 역사적으로 philanthropy가 charity를 대체하면서 지배적 위치를 점해 가는 데는 이 용어가 함축하고 있는 ‘자조’(自助, self-help)와 ‘기회창출’(opportunity creation)이라는 원칙, 그리고 절망과 빈곤의 완화가 아니라 근본적 원인의 제거라는 믿음이 자리하고 있다(Frumkin, 2006).

따라서 글자 그대로 ‘기업이 힘을 써 사회에 이바지한다’는 의미의 ‘기업사회공헌’이란 조어가 corporate philanthropy, corporate giving, corporate donation, corporate contribution, corporate community involvement 등의 의미를 포괄하고, CSR과의 관계 속에서 돈이나 시간, 전문성, 물품과 같이 유무형의 값있는 것을 단순히 기부한다는 협의의 통념에 기반하여 사용되고 있기는 하나, 사회와의 관계성 속에서 앞서 살펴본 대로 ‘philanthropy’라고 하는 좀 더 적극적 의미를 갖는다 하겠다. 이런 의미를 갖는 CSR과 ‘기업사회공헌’이 어떤 역사적 배경 속에서 그 궤적을 그려왔을까?

CSR과 기업사회공헌 활동이 보편화된 것은 그리 오래전 일은 아니다. 이러한 개념이 일찍부터 발전해 왔던 미국의 경우도 1970년대에 들어서서야 비로소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제한된 형태의 자선적 기부행위가 이루어지기는 했지만, 195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법은 주주의 투자이익을 방해하는 어떠한 기부행위도 허락하지 않았던 것이다.

20세기를 전후로 하여 카네기가 철강업을 한창 성장시켜 나가고 있을 때 유에스스틸의 이익금으로 기부행위를 하는 것은 불법이었다. 당시에는 회사가 책임을 져야 할 유일한 대상은 주주들뿐이며 자선이나 기부는 기업이 아니라 부자들 개인의 영역이라는 믿음이 확고부동하게 자리 잡고 있었다. 따라서 20세기 전환기에 철도, 은행, 철강업 등을 통해 축적된 재산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재단은 개인자격으로 만들어졌던 것이지 기업이라고 하는 법인의 자격으로서 만들어진 것은 아니었다.

제1차 세계대전은 기업으로 하여금 이익배당금을 지급하게 하여 전쟁수행을 위해 주주들이 직접 적십자사에 기부금을 전달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기업의 자선적 기부에 새로운 전환기를 가져다주기도 했지만, 의회는 그때까지도 기업 이익과 관련 없는 곳에 기부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그러나 1953년(A.P.Smith Mfg.Co. 대 Barlow)과 1958년의 판례(Union Pacific Railroad Company 대 Trustees, Inc.), 그리고 그 이후 주변 상황의 변화와 기업경영 이론의 발전은 또 다른 생존전략의 하나로서, 기업으로 하여금 사회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게끔 하였다. 이 시기를 전후해서 현대적 의미의 CSR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었으며, Bowen의 Social Responsibility of the Business는 이러한 시작을 알리는 이정표가 되었다.

1960년대 후반에 들어서자 기업은 사회적 책임과 관련하여 더 큰 압력을 받았으며 이에 따라 많은 기업이 앞다투어 기부를 중심으로 한 사회공헌활동을 확대하거나 재단을 설립했다. 그러나 당시에는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이 반드시 기업의 주력사업과 연관되지는 않았다. 아울러 60년대에 비로소 CSR의 개념이 정형화되고 정교해지기 시작했으며, 70년대에는 기업이 CSR과 관련된 정책과 전략을 수립하고 조직화, 제도화하는 등 CSR이 본격적으로 경영에 반영되면서 가장 활발한 논의가 이루지기 시작했다. 또한 당시 제안된 기업사회성과(corporate social performance)모델은 기업과 사회라고 하는 연구 주제에 대해 타당성을 제공하였으며, 기업이 사회문제에 대해 경제적, 법적 책임을 넘어선 또 다른 책임이 있다는 사실을 강조했다(Mele, 2008).

10년간의 생산성 저하와 스태그플레이션을 거쳐 1980년대 미국 경제는 실질적인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그렇지만 기업이 손익계산을 세심히 지켜봐야만 할 다른 위험요인들, 즉 인수합병, 신기술, 시장의 확대에 따른 새로운 경쟁 등이 전면에 나타나기 시작했다. 기업은 긴축경영을 단행하였으며, 사회공헌활동과 사업적 연관성에 대한 설명을 요구하는 주주들이 점점 늘어났다. 동시에, 연방정부의 국내지출 대폭삭감은 비영리단체의 기업에 대한 기부 요청을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하였다. 특히 80년대에는 기업의 사회적 대응(corporate social responsiveness), 기업윤리, 이해관계자론(stakeholder theory)와 같은 개념이 제기되었으며 CSR과 기업의 경제적 이익과 상관관계에 관심을 두는 연구가 시작되기도 하였다(Carroll, 2008).

이제 기업은 이러한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만 했다. 사회공헌활동은 전략적 성격이 강회되면서 회사의 목적 및 이익과 관련된 방향으로 집중되고 특화되었으며, 기업 경영전략에 통합되기 시작했다.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은 이타적인단계에서 계몽된 자기이익의 단계를 거쳐 전략적 단계로 발전해 갔으며, 다시 사회적 투자의 차원으로 변화해 갔다. 특히 80년대, 90년대 세계화는 다국적 기업을 출현시키는 배경이 되었고 이에 발맞춰 기업사회공헌 활동은 상당 규모로 확대되기 시작했으며, 기업 내에서 이와 관련된 부서와 담당 직원의 존재는 일반적인 것이 되었다.

CSR에 대한 관심 또한 개념이나 정의에 대한 것보다는 실증적 연구가 주류를 형성하게 된다. 또한 80년대 소개되기 시작한 기업시민정신(corporate citizenship)은 90년대 말에 이르러 개념적, 실증적 연구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초기에 경영자들은 지역사회를 위해 사회공헌활동을 성실히 하면 좋은 기업시민이라고 생각했고 CSR과도 같은 의미로 사용되었다. 그러나 90년대를 지나면서 사회에서 기업이 갖는 역할에 대한 해석에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기업도 사회를 구성하는 구성원의 하나이고 일개 시민(citizen)과 마찬가지로 사회에 대해 권리와 의무를 가지며, 특히 사회의 공공선을 위해 적극적 참여를 수반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세계화의 진전, 복지국가의 위기, 다국적 대기업의 권력화와 같은 요인은 이러한 생각을 더욱더 가속화하는 계기가 되었다.

향후 CSR의 전개 양상에 대해서는 긍정적 부정적 두 가지 견해가 존재한다. 사회에 대한 기업이 갖는 역할의 지속적인 재평가를 통해 CSR이 많은 발전을 이루어 온 만큼 앞으로도 진전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하는 반면, 또 다른 한편에서는 주류 기업이 자신의 성과와 관련된 중대 사안을 제대로 공개하고 보고하지 않는 한 CSR은 성공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최근 20년 동안 기업의 경제적 성공과 사회적 목표가 서로 수렴되어 왔다는 사실을 통해 CSR의 미래를 낙관하는 데 큰 무리가 없을 듯 하다(Carroll, 2008).

 

III. 기업사회공헌의 전략

 

1. 기업의 전략

 

지금까지 CSR과 기업사회공헌을 둘러싼 이론과 논점 그리고 그 진행 경과를 살펴봤다면, 이러한 과정을 거쳐 진화해 온 기업사회공헌의 구체적 전략과 실천적 과제는 과연 무엇인가에 대해 살펴보기로 하자. 우선, 이들 관계에서 공급자의 위치에 있는 기업의 전략과 실천적 과제가 무엇인지부터 살펴보기로 하자.

Sagawa와 Segal(2000)은 기업과 사회부문 간에 이루어지는 파트너십 유형을 ‘교환이론’(exchange theory)에 근거해 기업 사회공헌활동을 유형화한다. 즉, 기업이 비영리기관에 자금, 물자 혹은 서비스를 기부하는 ‘자선적 교환’(philanthropic exchange), 기업이 비영리기관과 제휴하여 고객 및 판매자의 요구 충족을 목적으로 하는 ‘마케팅적 교환’(marketing exchange), 인적자원 교류나 사회적 기업의 설립을 통해 기업의 상품 및 서비스 생산능력을 확대하고자 하는 ‘경영적 교환’(operational exchange)의 사례가 바로 그것이다. 기업과 비영리기관 간의 파트너십이란 일방적으로 주거나 받는 것이 아니라, 상호 간의 교환과 쌍방향 의사소통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고 공유하는 것이다. 즉 의사소통의 활성화, 기회의 확대, 상호의존성의 증진, 다층성 및 개방성의 확대, 신가치 개발을 근간으로 하는 ‘신가치 파트너십’을 통해 장기적이고 생산적인 상생의 방법을 모색하라는 것이다.

한편 Kotler와 Lee(2005)는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기업의 자발적 사회참여 사례 분석을 통해 기부 금액과 건수의 증가, 사업 성과에 대한 기업 보고서의 증가, 규범으로서의 기업의 사회참여, 의무로서의 기부가 아닌 전략으로서의 기부 등 기업의 사회참여의 새로운 흐름과 그 특성을 언급하면서, 이들 행위의 유형을 공익캠페인(cause promotions, 사회적 대의에 관심을 증가시키면서 자기의 존재를 알림), 공익연계마케팅(cause-related marketing, 상품판매를 대의와 연계), 사회마케팅(corporate social marketing, 행동의 변화를 유도)과 같이 마케팅과 관련된 분야와 사회공헌활동(corporate philanthropy, 사회적 대의에 직접적으로 기부), 지역사회 자원활동(community volunteering, 임직원이 시간이나 전문성을 지역사회에 기부), 사회책임 경영실천(socially responsible business practices, 사회적 대의를 지원하기 위한 자유 재량적 실천과 투자)와 같이 마케팅의 전형적인 기능과는 관계없는 분야로 분류하였다. 그들의 분석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기업은 이들 유형 한 가지 혹은 몇 가지 조합을 통해 사회공헌 또는 CSR과 관련된 자발적 사회참여 행위를 실천한다는 것이다. 또한 기업 사회공헌활동의 전략과 관련하여 소위 기업이 염두에 두어야 할 25가지의 ‘베스트프랙티스’(best practices)를 제안하면서, 사회문제의 우선순위, 예상되는 기업의 경제적 이익 및 사회적 편익, 참여사업 유형 및 선호하는 기부의 유형, 실천 계획의 작성, 이상적인 제휴 비영리기관의 조건, 결과 측정, 평가, 보고에 대한 원칙 등을 명시하고 있다.

앞의 두 연구가 기업사회공헌의 사례 유형 분석을 통해 전략과 실천 지침과 관련된 거시적 윤곽을 줬다면, Harvard Buisness Review에 2002년과 2006년에 실린 Porter와 Kramer의 두 편의 논문은 기업의 사회공헌 및 CSR 전략의 구체적 분석을 통해 그 초점을 어디를 두어야 할지를 안내해 준다. 전자(2002)는 우선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에 대한 비판으로부터 시작한다. 기업사회공헌이 전혀 전략적이지 못하며, 소위 ‘전략적 사회공헌’이라고 언급되어 온 것도 말만 전략적이지 사회공헌 프로그램과 기업의 사업영역과는 어떠한 연관도 갖지 못함으로써 전혀 전략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즉 ‘전략적 사회공헌’이란 말처럼 과도하게 사용되거나 불완전하게 정의된 것도 없다는 것이다. 이 점에서 공익연계마케팅이 다른 접근법보다 더 나은 방법이기는 하나 이도 사회적 파급효과 보다는 홍보에 그 초점이 있다고 지적한다. 따라서 진정한 의미의 전략적 사회공헌은 사회적, 경제적 중요 이슈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어야 하며, 그러려면 경제적 이익과 사회적 편익이 동시에 존재하는 그리고 경쟁적 조건과 맥락(competitive context)이 존재하는 영역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 그 이유는 기업은 문제 해결을 위한 특정 자산과 전문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하여 바람직한 예로서 통신장비 업체인 Cisco Systems, 바람직하지 못한 예로 화장품 업체인 Avon Products를 들고 있다. 전자는 자신의 자산과 전문성을 살려 낙후된 지역에 Cisco Systems Networking Academy를 설립, 부족한 IT인력 육성을 위한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함으로써 기업의 사회공헌 전략, 경쟁적 조건과 맥락이 존재하는 영역, 그리고 사회적 편익이라는 상호 연계성을 갖춘 영역을 개발함으로써 사회적 편익과 경제적 이익을 동시에 획득한 사례다. 그렇지만 후자는 유방암 예방이라는 캠페인이 사회적 대의와 여성 소비자 시장을 목표로 했다는 점은 의미가 있지만, 경쟁적 조건과 맥락 그리고 해당 기업의 자산 및 전문성이 부재했다는 점에서 홍보 효과는 있었겠지만 사회적,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데는 실패했다. 결국 이는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이 사회적 가치와 파급효과(impact) 대신 단지 홍보 차원에만 초점을 맞춘다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기회를 상실할 수밖에 없다는 실례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필자들은 이러한 접근법과 관련하여 다섯 가지 단계의 실천 방안을 제안하고 있다.

첫째, 해당 기업이 위치하는 지역에 경쟁적 조건과 맥락이 존재하는지 확인하라―기업의 사회적 투자를 통해 해당 기업 혹은 관련 기업들의 경쟁 잠재력을 증진시킬 수 있는 곳은 어디인가? 생산성, 혁신, 성장, 경쟁력을 제한하는 주요 장애 요인은 무엇인가? 둘째, 현재 운영 중인 사회공헌 프로그램이 새로운 조건과 환경에 적합한지 그 포트폴리오를 재확인하라―현재 프로그램의 비중이 사회서비스와 관련된 공동체적 책무에 있는지, 온정주의적 선행에 있는지, 아니면 전략적 기부에 있는지. 셋째, 현재의 사회공헌 프로그램이 가치 창출에 어떻게 상응하고 있는지 재평가하라―가치 창출을 위해서는 가장 효과적인 지원대상자의 선택, 다른 지원자들의 동참, 지원대상자의 성과 증진, 그리고 관련 지식과 실행의 증진 등이 필요. 넷째, 동종업종 혹은 동일 지역 내에 함께 할 수 있는 파트너가 있는지, 있다면 그들과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함께 할 수 있는 기회와 방법을 모색하라. 다섯째, 진행 상황을 주시하고 그 결과를 평가하라.

결론적으로 필자들은 경쟁적 조건을 진전시키는 것과 더 나은 사회를 만들고자 하는 의도 사이에는 애당초 어떠한 모순도 존재하지 않음을 강조하면서, 다시 한 번 주변 상황 및 조건과 맥락을 충분히 고려한 접근 방법의 중요성을 언급한다. 결국 이것은 기업 자원의 투자를 정당화하는 새로운 경쟁력을 갖춘 도구가 될 것이란 것이다. 해당 기업이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을 선택하고 집중함으로써, 그리고 전문성을 갖고 다년간 축적해 온 노하우를 발휘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함으로써 경제적 이익과 사회적 편익을 동시에 얻을 수 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Porter와 Kramer의 첫 번째 글이 진정한 의미의 전략적 사회공헌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제안이었다면, 두 번째 글(2006)은 제목(Strategy and Society)에서 암시하듯이 CSR을 전면에 등장시키면서, 기업과 사회와의 소통, 그 매개체로서 기업과 사회 간의 ‘공유가치’(shared value)를 강조한다. 현재 CSR이 모든 기업의 최고경영자들에게 금과옥조가 되어 있기는 하지만, 결과는 생각만큼 그렇게 생산적이지는 못하다고 비판하면서, 기업과 사회를 상호의존적인 존재로 생각하기보다는 긴장과 갈등의 대상으로, 그리고 각 기업 특유의 전략에 맞는 CSR 개발 노력의 부재에서 그 원인을 찾는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성공과 사회편익 및 복지의 관계가 제로섬게임이 아니라는 사실에 유념할 필요가 있으며, CSR을 통해 진정한 사회적 진보를 이루려면 기업이 소유한 자산, 전문성, 통찰력을 사회적 편익 증진을 위해 적극적으로 활용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그림 1> 사회적 이슈 우선순위 정하기

일반적인

사회적 이슈

(generic social issues)

가치사슬의

사회적 파급효과

(value chain

social impact)

경쟁적 조건과 관련된 사회적 범주

(social dimension of competitive context)

기업의 경영이나 장기적인 경쟁에 의해 심각하게 영향을 받지 않는 사회적 이슈

 

기업의 통상적인 사업활동에 의해 상당히 영향받는 사회적 이슈

 

기업이 위치하는 지역의 외부환경과 관련하여 기업 경쟁력에 상당히 영향을 주는 사회적 이슈

출처: Porter & Kramer (2006), p.8

 

따라서 이를 실행에 옮기려면 기업이 갖는 사회적 전망을 기업의 경쟁적 환경과 사업 전략의 핵심적 체계 속에 용해하여 통합해 낼 것을 제안한다. 즉, 단계별로 진행하되, 우선 기업과 사회가 만나는 지점이 어디인지 분석한다. 통상적인 기업 경영과 관련하여 기업이 사회에 영향을 끼는 것(inside-out linkage)은 어떤 것이며, 사회로부터 영향을 받는 것(ounside-in linkage)1)은 무엇인지, 그리고 기업 입장에서 경쟁적 조건이 존재하는 곳은 어디인지 확인하는 것이다. 그런 연후에 <그림 1>과 같이 해당 기업의 조건에 맞는 사회적 이슈를 분류하고 우선순위를 정한다. 이는 사회적 편익도 극대화하면서 기업에도 이익이 될 수 있는 공동의 관심사, 즉 ‘공유가치’를 찾는 과정이기도 하다.

이와 같은 분류 과정을 마치면 기업의 사회적 어젠다가 자연스럽게 완성된다. 기업의 사회적 어젠다는 지역사회의 기대를 넘어 사회적 편익과 기업의 경제적 이익을 동시에 성취할 수 있다. 즉 기업으로부터 야기된 폐해에 대한 임시적 완화가 아니라 이를 넘어 사회적 조건과 환경을 개선함으로써 이와 관련된 기업 전략을 강화하고, 이를 통해 기업의 경제적 이익을 증진시킬 방법을 찾는 것이다.

<그림 2>는 이와 관련된 몇 가지 요인 간의 존재하는 상호 관련성과 함께 그 차별성을 보여준다. 여기서 ‘대응적 CSR’이라 함은 이해관계자의 사회적 관심에 적극적으로 반응하며 좋은 기업시민이 되는 것, 기업의 영리 추구에 수반하는 폐해를 완화시키고자 노력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 정도만 되어도 기업은 상당히 좋은 출발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경제적 이익과 사회적 편익 모두를 성취하려면 기업은 ‘전략적 CSR’을 적극적으로 채택해야 한다. 전략적 CSR은 ‘inside-out’과 ‘outside-in’의 차원, 즉 기업이 사회에 영향을 주는 요소와 사회가 기업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를 함께 고려하면서 긍극적으로는 이를 통합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공유가치’를 탐색하고 결정한다. 아울러 기업은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조건과 환경을 좀 더 면밀히 검토하고 이에 투자를 집중함으로써 이들 ‘공유가치’는 명료화, 가시화되고 기업과 사회부문 간의 상생 관계는 강화된다. 결국 최우선적 실천 과제는 이러한 사회적 공유가치를 찾는 것이다. 예를 들어 세계시민적 가치는 UN Global Compact, GRI, ISO26000과 같은 국제 표준으로부터, 지역사회 풀뿌리 가치는 해당 기업이 활동하는 지역사회, 비영리기관과의 소통을 통해 찾을 수 있을 것이다(이원제, 2007).

 

<그림 2> 기업의 사회참여

일반적인

사회적 이슈

(generic social issues)

가치사슬의

사회적 파급효과

(value chain

social impact)

경쟁적 조건과 관련된 사회적 범주

(social dimension of competitive context)

좋은 시민

(good citizenship)

 

가치사슬의 활동으로 발생한 패해의 완화

 

경쟁적 조건을 완벽하게 갖춘 영역을 개발하고 증진할 수 있는 능력과 그 효과를 배가하는 전략적 사회공헌활동

대응적 CSR

(Responsive CSR)

전략을 강화하면서 가치사슬과 관련된 사업활동에서 사회적 편익을 위한 활동으로 전환

전략적 CSR

(strategic CSR)

출처: Porter & Kramer (2006), p.9

 

필자들은 기업의 경제적 이익과 사회적 편익을 지속적으로 증진하고, 아울러 기업과 사회가 지금까지 서로에 대해 갖는 편견과 적대적 인식을 바꿀 수 있는 잠재력은 ‘공유가치’를 찾기 위한 노력에서 찾을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 궁극적으로 필자들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아니라 ‘기업의 사회적 통합’(corporate social integration)으로 나갈 것을 제안한다.

주주가치론, 즉 주주의 이익극대화 주장과 이해관계자론이 서로 수렴해가면서 사회적으로 책임 있는 기업이 장기적으로 주주에게도 더 많은 이익을 주며, 기업의 이익과 사회적 책임은 별개의 사인이 아니라는 ‘수렴론’(convergence theory)이 제기되듯이(이상민, 2002), 경제적 이익과 사회적 편익이 만나는 지점, 즉 ‘공유가치’를 찾아 그 효과성을 극대화하고자 하는 것이 CSR 및 기업사회공헌의 주된 지향점이라고 해도 큰 무리가 없을 것이다.

 

2. 비영리기관의 전략과 대응

 

그렇다면 이러한 추세와 관련하여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의 수요자라고 할 수 있는 비영리기관, 특히 사회복지관련 기관 및 단체는 어떤 전략을 통해 이에 대응해 나가야만 할 것인가? 크게 두 가지 측면, 즉 전략적 사회공헌의 관점과 관련한 대응과 기업시민정신의 관점과 관련한 대응으로 대별해서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먼저, 전략적 사회공헌의 관점과 관련한 대응은 기업의 경영 전략 및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의 수요와 공급이라는 측면에서 접근해 볼 수 있다. 경쟁시장에서 거래하는 것과는 다르지만 현금 및 비현금 자원을 포함하여 기업은 자원의 공급자,, 비영리기관은 자원의 수요자로 가정해 볼 수 있다. 비영리기관의 처지에서 보면 기업은 정부, 재단, 개인기부자 등과 같이 복지자원의 한 형태이기는 하지만, 이러한 자원의 수요와 공급의 관계는 속성상 일방적일 수밖에 없고, 기업의 자원이 필요한 비영리기관의 입장에서는 기업에 의존적일 수밖에 없다. 게다가 현재 민간복지자원에서 차지하는 기업의 비중이나 향후 개발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분야라는 측면에서는 더욱더 그러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문순영, 김욱, 2004; 정진경, 2005). 따라서 애당초부터 이러한 비대칭과 권력의 불균형은 자원의 의존과 종속을 전제로 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앞서 살펴보았듯이, 기업은 주주 혹은 이해관계자의 이익을 극대화하든지 아니면 기업시민으로서 책임을 완수하든지, 기업으로서 지속 가능한 상태를 유지하려면 비영리기관과의 제휴 및 파트너십을 유지해 가는 것이 중요하며, 이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필수적인 생존 전략이라는 것은 양 부문에 걸쳐 지배적 위치를 점하게 되었다. 따라서 비영리기관의 처지에서는 이러한 권력의 불균형과 자원의 의존성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기업의 사회공헌전략이 어떤 특성을 띠고 변화하고 있는지 그 흐름을 관찰하고 분석함으로써 이에 적합한 대응 전략을 수립할 수 있을 것이다.

다시 Porter와 Kramer의 글로 돌아가 보자. 앞서 언급했듯이, 기업의 ‘Inside-out Linkage’를 통해, 즉 기업은 자신의 영리활동과 관련된 모든 활동을 분해하여 재배치함으로써 기업 내부의 각각 요소가 어떻게 외부적 요소와 연계되는지를 파악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기업은 자신이 갖는 문제와 기회를 일목요연하게 동시에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렇지만 역으로, 기업사회공헌의 수요자인 비영리기관의 처지에서 보자면 이는 또 다른 기회일 수 있다. 즉, 지역사회 해당 기업이 어떤 사회적 이슈에 관심을 두고 있으며, 어떤 점이 취약점이고 어떤 분야, 어떤 유형의 제휴 및 연대가 기업의 경제적 이익과 사회적 편익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지, 그리고 궁극적으로 ‘공유가치’가 될 수 있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좀 더 적극적으로 공급자인 기업에 제안할 수도 있을 것이며, 특정 기업에 대한 일종의 맞춤전략으로 발전시켜 갈 수도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교육관련 비영리기관 혹은 재활용을 조직 사명으로 하는 환경관련 비영리기관이라면 이와 관련된 가치를 공유할 수 있는 기업을 탐색하고, 접촉을 통해 전략적으로 사회적 투자를 할 수 있는 분야를 기업과 함께 개발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기업이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기업 전략에 통합하면서 궁극적으로 사회적 영역의 이슈를 기업의 가치 체계에 포괄하듯이, 비영리기관도 이와 같은 절차를 통해 자신의 전략을 발전시켜 나갈 수도 있을 것이다.

아울러 최근 한국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의 특성을 사회공헌활동의 동형화, 전략적 사회공헌활동의 확대, 기업-민간-정부 파트너십 전략의 다양화라고 정리한다면, 이에 따른 기업-사회복지분야의 공통 목표와 프로그램 개발, 일방적 수혜자로서의 사회복지가 아닌 수평적인 기업-사회복지기관의 파트너십에 대한 인식 확대, 개별 기업의 특성과 추진전략에 따른 차별적 접근, 프로그램개발 및 추진능력의 강화와 책임성 향상이라는 실천적 함의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정진경, 2005).

이와 관련하여 비영리기관이 기업과 파트너십을 만들어 갈 때 기업의 지원을 이끌어 내기 위한 방법으로서 Kotler와 Lee(2005)가 예시한 다음 제안은 참고할 만하다.

 

① 높은 성과를 얻을 수 있는 사회문제를 선택하라

② 선택한 사회문제와 연관된 기업들의 명단을 만들어라

③ 기업과 접촉하여 관심과 경험의 수준을 파악하라

④ 기업의 비즈니스 욕구에 귀를 기울여라

⑤ 갖고 있는 자원과 능력을 적절히 보여줘라

⑥ 지원사업의 제안을 위한 프리젠테이션을 준비하라

⑦ 실천 계획을 마련하는 기획 단계에 참여하라

⑧ 사업 실행과정에서 발생하는 사무적인 일을 담당하라

⑨ 성과를 측정하고 보고하는 일에 동참하라

⑩ 기업의 지원노력에 대해 그 기업이 선호하는 방식으로 인정해줘라

 

다음으로 살펴볼 수 있는 것은 ‘기업시민정신’의 관점과 관련된 대응이다. 앞서 살펴본 대로 기업시민정신의 관점은 기업사회공헌의 사회적 기능을 강조하며 기업을 사회 구성원의 하나로 간주한다. 따라서 기업이 투자의 효율성에 따른 경제적 이익의 극대화라는 기능뿐만 아니라, 시민으로서 권리와 의무의 이행은 물론 시민사회의 가치 실현에 적극적 참여를 전제로 한다. 특히 시민사회적 가치의 형성과 실현, 사회적 대의와 사회적으로 정의된 약속의 준수 등은 주요 덕목 중 하나가 되며, 기업은 시민사회의 주요 행위자가 된다.

바로 이점이 기업시민정신의 관점에서 기업사회공헌 활동이 모순적일 수 있다고 지적되는 지점이다. 경제적 이익의 극대화와 시민사회적 가치 형성의 동시적 추구, 즉 “투자효율성 증대를 위한 사회공헌활동의 전략적 활용을 위해, 바로 그 투자 ‘전략적’ 관점을 넘어서는 시민사회적 가치, 즉 사회적 책무성을 고려하지 않으면 안 된다”(이선미, 2005; 43-44)는 점이다. 따라서 사회공헌을 수행하고 있는 기업의 사회적 책무성 이행 여부는 이들 기업이 기업시민으로서 존재할 수 있는지를 판단하는 핵심적 기준이 되며, 이러한 기준을 충족하는 기업은 시민사회를 구성하는 새로운 행위자, 시민사회적 가치를 창출해 가는 새로운 구성원이 됨으로써 이러한 모순을 극복해 갈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Zadek(2001)의 ‘시민기업’(civil corporation)의 개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는 기업시민정신을 경영 목표뿐 아니라 사회적‧환경적 목표를 위해 자발적으로 솔선수범하고, 이를 기반으로 하여 기업부문이 점차 시민사회단체 및 공공기관과의 파트너십을 추진해 가는 것을 의미한다고 정의하고, 이러한 기업시민정신을 실천하는 모범적인 기업을 ‘시민기업’(civil corporation)이라고 칭하였다. 그에 따르면 시민기업은 기업 내부의 가치와 역량을 효과적으로 개발함으로써 기업의 핵심 사업에 사회적‧환경적 목표를 설정하는 학습과 이를 통해 행동의 기회를 충실히 활용하는 기업이다(주성수, 2003 재인용). 따라서 이러한 개념과 틀은 비영리기관이 기업시민정신의 관점에서 대응 전략을 수립해 갈 때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무 이행 여부는 비영리부문에도 중요하다. 왜냐하면, 유럽이나 미국 사회와 같이 복지국가의 위기와 재편에 따라 그리고 시장부문의 이익 극대화와 정부부문의 관료제가 안고 있는 한계에 대한 대안으로서 제3섹터, 비영리부문의 중요성이 증대되고(Anheier, 1990) 기업의 참여가 강조된다면,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은 사회적 서비스 제공에서 점차 중요한 위치를 점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지역사회의 다양한 단체들과의 충분한 논의와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자원과 권력의 불균형으로 인해 사회공헌활동이 기업, 즉 공급자 중심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바로 여기에 지역사회 비영리단체가 시민사회 및 지역사회 구성원의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정책 결정에 그들의 목소리가 적극적으로 반영되어야 하는 이유가 있으며, 더 나아가 비영리 시민‧사회단체가 정부 및 기업과 함께 지역적 협력체계 안에서 구성원들에 삶에 대해 책임질 수 있는 민주적인 거버넌스 체계를 구축해야 하는 이유가 존재한다(이선미, 2005). 이것이 바로 기업시민정신의 관점에서 추구해야만 하는 비영리기관의 대응 전략의 또 다른 한 축인 것이다.

 

IV. 결론과 전망

 

70년대 말에서 80년대 초반에 이르는 시기, 자의든 타의든 부의 사회적 환원이란 명제를 갖고 각 기업이 앞을 다투어 소위 기업재단이란 것을 설립해 왔다. 또한 최근에는 많은 기업이 ‘기업사회공헌’이라는 틀에서 사회와 소통을 시도해왔으며, 세계화의 진전과 더불어 CSR이 중요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어찌 보면 기업은 이제 번 돈을 어떻게 쓰느냐와 함께 어떻게 돈을 벌어야 하는지에 대한 고전적 명제로 다시 돌아왔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비영리기관도 기업을 또 다른 민간사회복지자원으로서 뿐만 아니라 사회적 권리와 의무 그리고 책무성을 갖는 시민사회의 한 구성원, 즉 기업시민으로서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기업이 능동적으로 사회공헌을 위해 발벗고 나서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존경받는 기업’으로, 기업시민으로 거듭나기 위해 바람직한 길임이 틀림없으며, 더 나아가 경제적 목표와 사회적 목표가 별개의 것이 아니라는 사실, 더더욱이 적대적인 관계가 될 수 없다는 인식은 올바른 지향점임에 틀림없다. 따라서 기업을 포함한 시장부문과 비영리기관을 포함한 사회부문이 함께 ‘공유가치’를 탐색하고 장기적 안목에서 통합의 길로 나가는 것이 상생의 길임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이글을 마무리하며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덧붙이고 싶은 것이 있다. 그것은 교육과 소통의 장 확대에 관한 것이다. 포럼이 됐든 강좌가 됐든 콜로키움이 됐든 아니면 온라인 상의 카페가 됐든 온‧오프라인상에서 수시로 모여 토론하고 소통하면서 부문 간 이해를 심화시키는 일이 시급하다. 쌍방향소통을 중시한다는 웹2.0시대가 아닌가. 또한 제도권 교육과정과 관련하여 대학(원) 차원에서 사회복지학과 및 경영학과와 같은 관련 학과가 통합과정을 운영해 기본적인 개념에 대한 이해의 폭을 학교교육과정에서부터 확장, 심화시킬 필요가 있다. 따라서 부문 간 소통을 위해 설립된 ‘사회공헌정보센터’ 역할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글에 언급한 전략적 사회공헌, 사회적 책임, 기업시민정신 등의 내용도 어찌 보면 이러한 센터의 역할이 없이는 불가능할지도 모를 일이다. 기업과 비영리기관 각자가 갖는 핵심적 가치는 무엇이고 공유가치는 어떻게 확인해 나갈 것인가? 기업시민과 지역사회 비영리단체는 어떤 의제를 놓고 협의하고 논의할 것인가? ‘팩트’(fact)와 정보에 접근이 쉽지 않거나 불가능하다면 전략의 발전도 민주적 거버넌스의 진전도 이루기 어려울 것이다. 명실 공히 ‘사회공헌정보센터’가 이름 그대로 ‘정보’를 매개로 하여 기업과 사회부문 간 소통의 장으로서 그 역할을 다해 줄 것을 기대해 본다.

 

<미주>

1) Porter와 Kramer(2006)는 기업과 사회 간의 상호의존성을 설명하기 위해 기업의 전략 개발 및 경쟁적 위치 분석 도구를 사용했다. 이를 통해 기업은 가장 효과적인 특정 CSR 활동 영역을 포착할 수 있으며, 기업의 경제적 이익과 사회적 편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능동적 CSR아젠다를 설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필자들은 기업의 영리활동과 관련된 모든 활동을 기반으로 한 가치사슬(value chain)과 사회적 파급효과(social impact)를 한 곳에 통합하여 기업의 사회에 대한 영향력을 도표화한 ‘Inside Out’과 기업의 경쟁력에 영향을 주는 사회적 영향력을 도표화한 ‘Outside In’을 제시한다(구체적 내용은 p. 5-6 Mapping Soical Opportunity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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