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시민운동가가 본 미국 시민사회는 어떤 모습일까? 한 시민운동가가 한국을 훌쩍 떠나 미국에 갔다. 스타벅스보다 아름다운 소호의 북카페도 보고, 폭력적인 행정서비스도 맛보고, 한인교회도 가고, 야구장도 가고, 할렘도 가고, 미술관도 가고, 라스베가스도 가 봤다. 아메리칸드림을 마음에 품고 미국으로 미국으로 온 이민자를 보면서, 그 속에서 삶을 영위하는 한인을 보면서, 그리고 다시 한국의 외국인노동자를 생각하며 민주주의를 되새겨 봤다. 무엇을 배우고 무엇을 내칠 것인가?

‘스타벅스보다 아름다운 북카페’는 일년간 미국에서 머물면서 보고 듣고 느낀 것을 단편적으로 엮은 시민운동가 하승창 씨의 글이다. “미국을 통해 한국을 배웠다”고 말하는 그는 미국 보통사람들의 일상과 문화를 통해 미국 사회가 갖는 형형색색의 속살을 천연스럽고도 예민한 감성으로 스케치했다. 그러나 그의 마음이 궁극적으로 가 닿은 곳은 한국의 이주노동자의 삶과 그들이 처한 열악한 인권 현실이었다. 이민자의 나라 미국에서 삶을 영위해 가는 우리 동포와 아메리칸드림을 품고 하루하루의 삶을 이어가는 이민자들을 보며 그들을 떠올린 것이다. 그는 묻는다. 이주노동자의 극악한 인권현실에 대한 분노와 베트남 여성들에 대한 비인격적 처사에 대한 한탄은 있되 실제 한국이라는 공동체의 구성원으로서 그들과 그들의 후손을 받아 드릴 준비를 우리 사회는 하고 있는가? 1965년 미국의 이민법 제정이래 미국 내 백인 우월주의자들이 오히려 늘어나고 있는 현실이나 유럽의 스킨헤드족의 증가가 남의 나라 일일 수 있겠는가? 물적 토대 변화에 걸맞게 우리의 사회적 의식과 이데올로기로서 민족주의에 대한 깊은 성찰을 하고 있는가? 그는 답한다. 미국의 이민자들이 원하는 것이 자신들에 대한 배려가 아니라 사회적 정의였듯이, 우리 사회도 그들의 인권에 그리고 사회적 정의에 대해 다시 한 번 심각하게 숙고할 것을. 그리하여 이주노동자들이 차별적 존재, 특별한 존재가 아니라 우리 안에 새로운 문화와 경험을 가져다주는 존재로 인식되고 지금과는 다른 한국을 만들어 가는 데 기여할 수 있는 훌륭한 구성원으로서 우리에게 다가와야 함을 강조한다.

원래 이 책의 저본은 오마이뉴스에 연재되었던 것이다. 우연치 않은 기회에 하승창씨가 연재하고 있던 글을 접하게 되었고 연재가 종료되면 원고를 재정리해서 한 권의 책으로 엮어 내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하게 되었던 것이 이 책의 시작이다. 당시 마침 기획 중이던 한국공동모금회 실무책임자의 미국 ‘유나이티드웨이’ United Way 연수기도 있고 해서 이 둘을 함께 출간하면 흥미로운 대조를 이룰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모든 책의 출간 과정이 그러하듯, 산고를 거쳐 지난 4월 말 세상에 나온 이 책은 같은 날 동시에 출간한 미국 유나이티드웨이 탐방기, ‘기부향기는 매콤한 페퍼로드를 타고’와 흥미로운 대조를 이룬다.

두 권 모두 미국에 대한 이야기이자 화려한 색감의 사진으로 우리의 눈을 즐겁게 해주는 여타의 기행문과는 다소 다른 특별한 매력을 갖는다. ‘기부향기는...’이 미국 모금기관 연수를 통해 미국 기부문화를 보고 우리의 미래를 전망했다면, ‘스타벅스보다...’는 시민운동가의 눈으로 미국을 보고 한국을 생각하면서 쓴 기행문이다. 즉 사전에 의도되었다기보다는 우연치 않은 인연을 통해 두 책 모두 같은 시간대 미국이라는 같은 공간을 발로 걷고 눈으로 귀로 느끼고 기록했다. ‘기부향기는...’이 현재 모금 및 배분 관련 일을 하는 실무자가 미국시민사회의 토대를 이루는 기부문화와 모금, 비영리부문, 기업과 사회적 책임 등의 주제를 갖고 한 기관에 머물면서 그들의 일상을 관찰자의 처지에서 혹은 참여자의 처지에서 기록했다면, ‘스타벅스보다...’는 시민운동가의 시각에서 미국의 일상과 함께 인권, 환경, 평화 등에 대한 거대 담론을 통해 미국사회를 봤다는 점이 우리에게 신선한 흥밋거리를 선사한다.

책 제목과 관련해서도 몇 번에 걸친 설왕설래가 있었다. 그렇지만 직설적인 표현보다는 ‘스타벅스’라는 상징과 ‘북카페’라는, 그것도 사회적 대의를 갖는 ‘사회적 기업’ social enterprise 으로서의 서로 다른 상징을 대비하고 비유하는 것이 더 낫겠다는 판단이었다. 이 책 한 권이 모든 것을 이룰 수는 없다. 그러나 필자의 염원대로 외국인노동자의 인권 상황이 개선되고 사회 정의가 진전되는 데 조그만 보탬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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