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BOOM!
“해줄 것이 아니라, 함께 하라”
글 이형진 / 도서출판 아르케 대표

 

“모우가 목에 총을 맞았어요.” 일곱 살 난 애슐리는 커다란 쓰레기 수거함에 “모우, 편히 잠들길”이라고 쓰여 있는 낙서를 이해할 수 있었다. 애슐리는 워싱턴 D.C. 지역에서 가장 궁핍한 지역에 살면서, 앞 창문이 깨진 폐차 속에 인형들을 한 줄로 늘어 세우면서 놀곤 했다. 그리고 바로 거기, 자기 앞마당 노릇을 하는 그 공터에 놀이터가 생기기를 기도했다. 1995년 어느 날, 장차 카붐!의 창설자가 될 해먼드가 줄자를 들고 그 공터에 나타났을 때도 애슐리는 놀라지 않았다. “놀이터 지으러 오셨죠?” 애슐리가 물었다. 깡마른 이 어린아이의 선견지명에 깜짝 놀라면서 해먼드는 그렇다고 대답했다.

새로 생긴 비영리단체가 건축 관련 소매체인에게 워싱턴 D.C.에 놀이터 한 곳을 세워달라고 부탁하면서부터 카붐!과 홈디포의 제휴가 시작되었다. 1996년, 해먼드는 개인과 조직과 기업이 함께, 필요한 곳에, 안전하고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는 놀이터를 짓기 위해 ‘카붐!’을 조직하였다. 그는 당시 세 가지 믿음을 갖고 있었다. 첫째, 모든 프로젝트는 풀뿌리에 의해 추진되어야 한다. 이는 국가적 임무에 해당되는 사안일지라도 지역적 참여가 우선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둘째, 지역사회에는 공동의 활동 공간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고, 셋째, 지역사회 외부에서 도움을 주려고 하는 사람들은 “해줄 것이 아니라, 함께 하라(don’t do unto, do with)”라고 하는 철학을 갖고, 무대 뒤의 역할에 머물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철물 체인회사에서 해고당한 두 명의 임원에 의해 1978년 창립된 홈디포는 1996년에 이르자 건축용 철물 시장의 13%를 차지하며, 네 개 경쟁사의 매출을 합한 것보다도 많은 1,340억 달러의 매출을 올리는 기업으로 발전해 갔다. 홈디포는 회사의 기부전략이 사업전략과 연계되어 있다는 사실을 숨기지 않는다. 즉, “회사의 사회참여는 기업을 운영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요소다. 결국, 홈디포가 하는 일이란 사람이 사람을 돕는 일 그리고 그러한 과정 속에서 관계를 맺어나가는 일이다”라는 것이다. 이런 정책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회사의 자선 노력과 기업적 임무가 별개의 것이 아니라 동일한 비중을 두고 추구해야할 가치로 생각하고 이를 실천했기 때문이었다.

카붐!은 홈디포와의 제휴를 통해 놀이터 건설이라는 임무수행을 순조롭게 추진할 수 있었으며, 돈과 물자, 인력 외에도 사업상의 조언, 홍보, 잠재적 지원자를 소개받는 등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아울러 카붐!은 이러한 제휴를 토대로 하여 1,000개의 놀이터를 짓겠다는 야심만만한 계획을 수립함과 동시에 카붐! 놀이터의 전국적 네트워크 구성, 놀이터 유지보수 기금의 모금, 그리고 마지막 그네가 걸리고 난 한참 뒤까지도 그 자리에 존재할 강력한 지역 연대의 건설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수 있었다. 홈디포는 카붐!과의 제휴를 통해 자원을 적재적소에 사용할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지역분권적이고 지역사회를 중시하는 기업문화를 안정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었다. 또한 카붐!의 자원활동 프로젝트에 직원들을 참여시킴으로써 애사심을 증진시키는 한편, 지역사회와의 관계를 원활하게 맺어가는 데 많은 기여를 하기도 하였다. 해먼드도 간파하고 있듯이, 이러한 제휴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두 조직 모두 사회변화의 철학, 즉, “해줄 것이 아니라, 함께 하라”라는 철학을 공유하고 있었다는 사실일 것이다.

VENTURE DIGEST 2003. 02. 21

 

 

★기술적 무산자들을 위하여
-‘ 마이크로소프트’와‘미국도서관협회’의 제휴 -
글 이형진 / 도서출판 아르케 대표

 

마이크로소프트와 미국도서관협회의 파트너십은
사회적 대의와 회사 양자 모두에게 이익이 돌아갈 수 있도록 계획된 기부,
즉 전략적 자선(strategic philanthropy)의 전형적인 예라 할 수 있다.

 

“사람들은 책을 빌려가기를 겁냅니다. 이사를 너무 자주 다니는데다가, 연체료 걱정이 되는 거죠.” 25년 전 에섹스는 볼티모어 순환도로 바로 건너 안정적인 중산층 노동자들로 구성된 번성한 공동체였 다. 그러나 철강산업이 쇠퇴하고 도시가 팽창함에 따라 범죄율은 높아지고 주민들은 가난해져 갔다. 주민들은 국가보조로 지은 주택단지를 이곳 저곳 옮겨다니기 때문에 어린이들의 전학률도 같은 지역 내 어느 곳보다 높았다.
1995년, 마이크로소프트와 미국도서관협회는 라이브러리즈 온라인(Libraries Online)파트너십의 관계를 맺었다. 컴퓨터 소프트웨어 제조업의 선두주자인 마이크로소프트는 기자재와 기술인력을 기부하고 9개 저소득층 지역의 공공도서관에 컴퓨터를 도입하는 데 필요한 교육자료 개발을 지원했다. 4년 후, 마이크로소프트와 CEO 개인 자격으로 함께 내놓은 총 4억달러 및 지방정부의 추가지원금을 기반으로, 이 프로젝트는 1000개 이상의 도서관으로 확대되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일에는 어떤 것이 있으며 이 회사가 사회적 이슈에 적용할 수 있는 최상의 자산은 무엇인가?’이것은 당시 사회적 대의와 관련하여 마이크로소프트 기획팀이 가 지고 있었던 가장 핵심적인 고민이었다. 그리고는 맥도널드 햄버거 가게보다도 더 많은 9000여 개의 공공도서관 조직망과 1만 6000개가 넘는 도서관 건물을 머리에 떠 올렸다. 1995년 봄, 기획팀이 빌게이츠에게 그들이 장시간에 걸쳐 연구 조사한 계획을 브리핑을 했을 때 그는 정보 전달체계로서 도서관을 선택한 데 대해 즉각 동의했다.
그는 어릴 때 지역 공공도서관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낸 적이 많았으며, 자기 비전을 실현시키는 데 공공도서관이 도움이 되었음을 알고 있었다. 1세기 전 생전에 3억 5000만 달러 이상을 기부하고, 상당량의 재산을 2500개가 넘는 공공도서관을 세우는 데 쓴 카네기와 빌 게이츠의 판단 사이에는 분명 유사한 점이 존재하고 있었다. 이 파트너십은 사회적 대의와 회사 양자 모두에게 이익이 돌아갈 수 있도록 계획된 기부, 즉 전략적 자선(strategic philanthropy)의 전형적인 예라 할 수 있다. 기술적 무산자 및 기술적 혜택을 받지 못한 지역사회, 그리고 컴퓨터는 사용하되 기술적으로 뒤처져 있던 도서관원들에게 기술전문가와 소프트웨어라고 하는 회사의 자산을 가장 생산적으로 활용할 방법을 모색했다는 점에 있어 전략적이라 할 수 있었다.
전화기에는 자동응답기를 설치하고 책상에는 컴퓨터, 사무실에는 팩스를 가져다 놓은 사람들에게는 이런 종류의 정보 접근이 그리 대단치 않게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기술적 무산자’들에게는 에섹스도서관에서 무료로 정보원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가 빈곤선상에서 생활하는 가족의 일년 치 수입의 값어치에 해당할 수도 있다. 미국도서관협회와의 제휴로 탄생한 마이크로소프트의 라이브러리즈 온라인은 농촌 및 도시 저소득층 사회의 기술 빈부격차를 좁혀 가는 데 많은 기여를 했던 것이다. 결국 마이크로소프트는 저소득층 미국인들을 컴퓨터에 근접하게 함으로써 그리고 이를 통해 마이크로소프트가 훌륭한 시민정신을 가진 회사라는 이미지를 더욱 강화시킴으로써 우호적인 광고효과를 얻을 수 있었을 뿐 아니라, 전세계의 정보화라는 창립자의 비전을 앞당길 수 있었다. 동시에 미국도서관협회는 다양한 배경을 가진 모든 연령층의 주민들에게 자신들의 정보제공 능력을 확대하고, 스스로 컴퓨터 대중화 주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것이다.
VENTURE DIGEST 2003. 03. 01

 

 

★어린이는우리의미래
- 데니스 (Denny's)와 세이브 더 칠드런(Save the Children) -
글 이형진 / 도서출판 아르케 대표

 

“어린이들은 우리가 있건 없건 자라납니다. 하지만, 그들이 어떻게 성장하는가는 우리에게 달려 있습니다. 데니스는 모든 어린이들이 사랑과 건강과 교육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을 가장 큰 책임으로 여깁니다. 이런 이유로, 우리는 세이브 더 췰드런의 최대 후원자가 되었습니다. 어린이는 우리 인구의 35%에 지나지 않지만, 우리 미래의 100%이기 때문입니다.”

1993년은 데니스에게 있어 가혹한 한 해였다. 인종차별 문제와 관련하여 데니스는 “하룻밤 사이에 편협한 대기업의 상징”이 되었다. 회사에 대한 부정적 세평과 직원들의 사기저하에 시달리던 전국적 패밀리 레스토랑 체인인 데니스는 회사의 정체성(identity)을 재정립하기 위해 세이브 더 췰드런과 파트너십의 관계를 맺었다. 아이덴터티 구축을 위해 제휴를 모색하는 기업들은 흔히 회사의 여러 이해 당사자들을 참여시킴으로써 자신들의 대중 이미지를 자선 혹은 사회적 대의와 연결시키고자 한다. 그렇지만 그 목적과 대의가 이기적이거나 혹은 그런 것처럼 비쳐서는 안 되며, 동시에 제휴한 기업과 일정한 연관성을 지니면서 목표로 하는 소비자 집단에 폭넓은 호소력을 갖고 있어야 한다. 패밀리 레스토랑으로서 데니스의 고객과 종업원 모두는 어린이들에게 강한 애착을 느끼고 있었으며, 어린이단체, 즉 세이브 더 췰드런은 논리적인 선택이었다.

개인 기부자가 특정 어린이를 도울 자금을 제공하, 그 어린이는 자기 후원자와 편지를 교환하는 형태를 처음으로 개척한 세이브 더 췰드런은 1919년 영국에서 설립된 이래, 교육ㆍ보건ㆍ영양제공ㆍ비상구ㆍ경제개발을 통해 40개국 약 900만 명의 어린이에게 도움을 주고 있는 어린이지원단체이다. 데니스도 같은 방법을 통해 어린이들을 후원하면서 넥타이ㆍ노트카드 판매 등 모금활동 동참을 시작으로 하여, 어린이들의 방과후 프로그램 개발과 ‘지원망’(web of support) 개발 및 확충 프로젝트 등을 통해 제휴의 범위를 발전시켜 갔다. 그 결과 1998년에 이르러서는, 데니스 직영 레스토랑 모두와 프랜차이즈의 3분의 1 이상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었다. 이들은 모두 1,000명 이상의 어린이들을 후원했고, 자원활동에 상당 시간을 할애했으며, 세이브 더 췰드런에 300만 달러 이상을 기부했다.

신뢰와 커뮤니케이션에 기초한 파트너십은 한 때 부정적 언론보도로 인해 위기에 처하기도 했지만 이를 슬기롭게 극복하면서 성장을 거듭했다. 데니스에게 있어 세이브 더 췰드런과 같이 널리 알려진 어린이 관련 단체는 흡족할 만한 선택이었다. 이러한 선택의 만족스러움은 직원과 고객들이 이 단체가 갖고 있는 목적과 대의에 대한 공감에서뿐만 아니라, 자기 사명을 타협하지 않으면서도 제휴 기업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세이브 더 췰드런의 경륜과 문화, 그리고 인적자원의 존재에서 연유하는 것이기도 하였다. 데니스가 어린이들의 삶을 향상시키는 데 쏟아 부은 진지한 헌신과 상당한 규모의 자원 제공 약속 그리고 자신들의 대의를 수백만 명의 잠재적 기부자인 직원과 고객들에게 소개할 수 있는 능력을 고려해 볼 때, 데니스와 파트너십의 관계를 맺기로 한 세이브 더 췰드런의 결정 역시 적합한 것이었다.

데니스와 세이브 더 췰드런의 아이텐터티 구축을 위한 제휴는, “어떻게 하면 우리 이미지를 개선시킬 수 있을까?”가 아니라, 항상 “사회적 대의를 위해 어떤 일을 더 할 수 있을까?”가 되어야 하며, 양쪽 제휴 당사자 모두 정해진 사회적 대의에 헌신해야만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주었다. 동시에, 데니스가 세이브 더 췰드런과 3년 동안 관계를 진행시킨 다음에야 자선활동을 주제로 한 광고를 만들었던 것처럼 우호적인 홍보수단을 획득하고자 할 때 자신들의 노력에 대해 떠벌리기에 앞서 해당 프로젝트에 상당 수준의 투자를 먼저 해야 하며, 투자를 하고 난 다음이라도, 그 초점은 사회적 대의에 모아져야지 회사가 중심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일깨워 주었던 좋은 예가 되었다.

VENTURE DIGEST 2003. 03. 11

 

 

★“이익보다는변화와차이를…”
뱅크오브보스턴(Bank of Boston)과 시티이어(City Year)

글 이형진 / 도서출판 아르케 대표

“분명 전국에서 가장 거만한 은행이라는 이미지를 바꿀 필요와 팀워크, 진취성, 총체성, 다양성이라는 핵심가치를 강조할 방법을 적극적으로 모색해 갈 필요가 있었습니다… 여기 진부한 뉴잉글랜드의 명문 은행이 새롭고 화끈하며, 독특하고 재미있고 자극적인 일에 동참하라고 직원들을 부추기고 있었죠. 팀원들이 자기 회사 로고가 새겨진 재킷을 입고 있다는 사실, 자신들이 뭔가 새로운 일의 일부라는 사실은 참여한 모든 사람들에게 자부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습니다… 따뜻한 마음을 지닌다는 것, 이익보다는 변화와 차이를 만들어 나간다는 것에서 우리 스스로 자긍심을 얻게 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1998년, 뱅크 오브 보스턴은 각계각층의 다양한 젊은이들을 국내 평화봉사단으로 통합하기 위해 첫 발자국을 내딛은 시티이어의 첫 번째 팀 후원자가 되었다. 뱅크 오브 보스턴은 재정적 지원, 전문 경영인 파견을 통한 조직관리 및 운영에 대한 컨설팅지원, 직원들의 자원봉사활동 참여 등을 통해 시티이어의 활동을 후원하였으며, 그 후 시티이어는 여러 기업 후원자들을 갖게 되었다. 이를 통해 매년 1,000명의 젊은이들을 자기 지역사회 자원봉사활동에 투입해 어린이들을 가르치고, 폭력 예방교육을 실시하였으며, 누군가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주민들을 위해 활발한 활동을 전개해 나갔다. 아울러 시티이어는 시민참여라는 프로그램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기부자들이 그냥 수표에 사인만 할 것이 아니라 시티이어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그리고 지원자들이 그들의 지원이 만들어낸 효과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메커니즘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였다. 행사를 통한 단순한 후원이 아닌 관계, 즉 연대와 유대감에 기초한 후원의 새로운 모델을 시도해 갔던 것이다.

이들의 관계에서 우리는 소위 ‘후원’(sponsorship)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광고가 매체를 통해 직접 홍보하는 것이라 한다면, 후원은 판매를 촉진할 수 있는 상업적 잠재력에 접근하게 하는 대가로 해당 자산에 대해 지불하는 현금혹은물품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즉, 후원은 팀이나 대의 혹은 이벤트와 회사 사이에 일정한 연결고리를 만들어내는 질적인 매개체라 할 수 있으며, 특정 생활방식이나 가치체계에 호소하는 방식으로, 후원행사, 모금파티, 단체 등에 자기 이름을 걸고 재정적 지원을 함으로써 회사 이름, 브랜드 혹은 상품명을 대상 청중에게 노출시키는 것이다. 그렇지만 이것에 머물지 않고 이를 통해 만들어지는 관계성, 자원활동을 통한 직원들의 직접참여, 다양성에 대한 뒷받침 그리고 미래를 향한 비전을 지닌 조직의 일부가 된다는 것은 어떤 형태의 광고보다도 더 강력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관계는 뱅크 오브 보스턴에게 지역사회와 긴밀한 관계를 맺어갈 수 있도록 하였으며, 자선 및 기부에 대한 철학을 재규정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기도 하였다. 또한 대중지향적이라는 새로운 이미지를 강화하고, 건강하고 의미 있는 방식으로 직원들과 자원봉사단체를 연결해 주는 계기를 마련해 주기도 하였다. 이는 비영리단체에 대한 재정적 지원, 이사회의 참여 등 부가가치 창출을 위한 파트너십뿐만 아니라, ‘사회적 벤처캐피털’(social venture capital)’의 새로운 모델 개발에도 많은 영향을 주었던 것이다. 이와 동시에 시티이어는 뱅크 오브 보스톤의 후원을 통해 가치 있는 조언, 긍정적인 언론보도, 다른 후원자들로부터의 호의적 반응 등 조직에 대한 신뢰를 확대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차이나타운 퀸시스쿨 강당 입구에는 푸른색 배경에 노란 해바라기 벽화가 있다. 이 그림의 디자인은 뱅크 오브 보스턴 직원 부인이 담당했고 학교 어린이들, 학부모들, 십여 명의 뱅크 오브 보스턴 직원과 그 가족들이 그렸으며, 두 명의 시티이어 단원들이 이를 조직하였다. 이 그림은 공동작업의 영구적이고 가시적인 산물이며, 서로 다른 공동체가 협력으로 가는 문을 열 때 어떤 일을 해낼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상징물인 것이다.

VENTURE DIGEST 2003. 03. 21

 


★“내가 제일 잘 하는 일을 하면서 남들을 도울 수 있는 기회”
캘펄론(Calphalon)과 쉐어아워스트렝스(Share Our Strength)
글_ 이형진_ 도서출판 아르케 대표

 

“공동의 이익과 여러분의 제휴자가 얻게 될 이익의 접합점을 찾는 일은, 그들에게 우리의 요청사항을 전달하기 전에 먼저 그들이 원하는 것을 배우는 데서 시작합니다. 베푼다는 훈훈한 기분 이외에 아무런 대가도 없이 그들에게 뭔가를 해달라고 부탁할 때보다는 그들이 원하는 것이나 그들에게 필요한 것을 제공할 수 있을 때 우리는 더 유리한 입장에 설 수가 있습니다… 제휴관계가 일단 진행된 다음에라도 그들이 혼자 힘으로 그들 자신들에게 돌아가는 혜택을 파악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마십시오. 대신, 그들에게 돌아가는 혜택을 확인시켜주고, 측정하고 평가해 주고, 그리고 알려주십시오.”

이 말은 쉐어 아워 스트렝스(SOS)의 설립자인 빌 쇼어가 갖고 있는 기업과의 제휴에 대한 철학을 엿보게 해 주는 대목이다. 1984년 기아추방의 대의 실현을 위해 출발한 쉐어 아워 스트렝스는 요리사와 레스토랑 주인들을 통해 ‘테이스트 오브 더 네이션’(Taste of the Nation)이라 불리는 음식 및 와인 품평회를 조직하였다. 그리고 이들과 긍정적인 관계 개선에 관심을 갖고 있었던 마스터카드 및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등과 같은 신용카드회사와의 제휴를 시도하였다. 요리사와 레스토랑은 음식을, 와인판매업자는 와인을, 기업후원자는 행사비용을 지원하고, 이들 행사를 통해 얻어지는 수익 모두는 지역사회 기아추방단체를 돕는데 쓰여 졌다.

고급 조리기구를 생산하는 중소규모 업체인 캘펄론과 쉐어 아워 스트렝스가 제휴에 들어간 것은 1994년 뉴욕의 한 백화점에서 열리는 행사를 공동으로 주최하면서부터였다. 5년 동안 캘펄론의 제품들을 전시하는 여러 개의 공동 프로젝트를 거쳐 오면서, 이들의 제휴관계는 쉐어 아워 스트렝스에게 상당한 규모의 현금과 홍보효과를 가져다주었다. 쉐어 아워 스트렝스는 캘펄론에서 받은 수입으로 ‘테이스트 오브 더 네이션’을 후원해 1998년에만 거의 500만 달러가량을 모금했다. 그 이후 쉐어 아워 스트렝스는 캘펄론과의 제휴를 바탕으로 여러 유수기업들과의 제휴를 발전시켜 나갔으며, 새로운 모습으로 성장을 거듭해 가고 있었던 영리와 비영리부문간 제휴에 있어 가장 공신력 있는 참여자 중 하나가 되었다. 캘펄론 또한 제품판매 촉진, 소매업자ㆍ카탈로그 및 온라인 판매업자와의 관계강화, 타깃 시장에서의 브랜드 차별성 등 많은 효과를 걷을 수 있었다.

이들의 제휴관계는 공익연계마케팅(caused-related marketing)의 전형적인 예를 보여준다. 공익연계마케팅은 상업적 교환을 통해 기부를 촉발시키고 그럼으로써 사회적 대의를 위한 모금과 광고효과를 창출하는 상품 및 서비스 마케팅 전략의 일환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마케팅 개념은 1983년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에 의해 소개되었으며, 매 거래마다 1센트씩 그리고 신규발행 카드 한 장마다 1달러씩을 ‘자유의 여신상’ 보수에 기부하는 등 거래액에 일정한 비율을 비영리 시민사회단체에 기부하는 방법을 취하였다. 이러한 마케팅 방법의 확산은 자선적 대의를 상업화시킨다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90년대 초반에는 가장 인기 있는 마케팅 방법의 하나로 부상되기도 하였다. 특히 쉐어 아워 스트렝스와 캘펄론의 제휴관계는 조직의 꼭대기에서부터 밑바닥까지 모든 부문을 이 일에 개입시키기 위해 노력했을 뿐만 아니라, 관련 캠페인에 요리사, 소매업자, 직원 등 모든 이해관련당사자를 포함시키고 단일한 대의 및 장기적 제휴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그 잠재력을 극대화시킬 수 있었다. 그렇지만 쉐워 아워 스트렝스가 여타 기아추방 단체들 사이에서 특별한 위치를 차지하게 만들었던 자산은 최고 수준의 요리사 네트워크이다. “기아에 대항하는 싸움에 참여한다는 것은 요리사들에게 딱 맞는 일입니다. 요리사들이 얼마 안 되는 수입으로 가족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애쓰고 있는 사람들과 힘을 나눈다는 사실은 요리사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과 그들이 속한 지역사회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내가 제일 잘 하는 일을 하면서 동시에 남들을 도울 수 있는 기회인 것이지요.”

VENTURE DIGEST 2003. 03. 21

 

‘우리 대 그들’에서 ‘우리 선생님’으로

리지뷰(Ridgeview Inc.)와 뉴튼-커노버 공립학교(Newton-Conover Public Schools)

글_ 이형진_ 도서출판 아르케 대표

 

“급격히 변화하는 요즘 세상에서는 학교까지 찾아가서 선생님을 만나기란 시간을 너무 많이 빼앗기는 일이죠. 그렇기 때문에 즉각적인 피드백을 받는 것이 큰 도움이 됩니다… 회사에 대해 좋은 느낌을 갖는 사람들을 확보하게 되면, 시간이 지날수록 더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우리 회사의 직접 임금은 다른 특정 업계만큼 높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우리는 훌륭한 근무환경과 다른 혜택들을 제공함으로써 이를 보상해 주어야만 한다고 생각합니다.”

1987년, 노스캐롤라이나 농촌지방, 전국에서 직장에 다니는 어머니의 비중이 가장 높은 지역, 그리고 학부모간담회를 우리 대 그들이 대치하는 상황으로 간주하는 블루컬러 노동자 학부모들이 많이 살고 있는 지역에 자리 잡고 있는 중소규모의 내의류 제조업체 리지뷰. 이 회사에 어느 날 한 중학교 상담교사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직원들 중 학부모인 직원과 교사간의 간담회를 만나기에 편리한 장소인 회사 내에서 열어도 괜찮겠냐는 특이한 부탁이었다. 이에 회사는 이들 제안을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실행에 옮기면서 이들의 제휴는 시작되었다. 이후 학부모와의 간담회를 위해 학교 상담교사를 초대하는 것 외에도, 리지뷰는 직무공유와 근무시간 자유선택을 허용하는 실험적 프로그램에 착수했으며, 점심시간에 열리는 학부모 세미나를 후원하고 사내 탁아소를 설치해 직원들의 가정문제를 해결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 주었다. 이렇듯 단순한 파트너십에서 시작된 이들의 관계는 다양하고도 새로운 영역으로 확장되어 학교와 회사, 학부모인 직원들 그리고 학생들 모두에게 중요하고도 가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계기가 되어 주었다.

인적자원 제휴란 기업이 시민ㆍ사회단체와 연계해 고품질 노동력의 준비ㆍ채용ㆍ훈련ㆍ지원ㆍ보유 등을 그 목적과 내용으로 한다. 아울러 시민ㆍ사회단체는 이를 통해 자신들의 사명을 실현해 나갈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한다. 이런 제휴는 여러 가지 형태를 띠며, 그 중에는 직원들이 일과 가정 모두에서 자기 책임을 이행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프로그램, 공공부조를 벗어난 사람들에게 훈련과 지원을 제공하는 복지-직장 연계 프로그램, 학생들에게 특정 직업에 대한 준비를 시키는 학교-직장 연계 프로젝트 등이 포함된다.

이러한 의미에서 리지뷰와 뉴튼-커노버의 예는 정책과 실천을 일치시킨 탁월한 사례라 할 수 있다. 뉴튼-커노버 공립학교는 학부모들이 자기 마음대로 학교에 오가기가 어렵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었으며, 리지뷰는 탁아시설에서부터 부모 세미나에 이르기까지 이 회사의 헌신적 노력을 분명히 보여주었다. 아울러 청소년들에게 직업세계에 대한 준비를 시키는 것 역시 그들을 훌륭한 시민으로 키워내는 데 자신들이 맡은 책임의 일부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이러한 제휴를 바탕으로 리지뷰는 생산성 향상과 가족 친화적 기업이미지를 만들어 갈 수 있었다. 아울러 이 프로그램은 신규 직원 고용정책에도 큰 도움을 주었을 뿐만 아니라, 이직률을 줄이는데도 많은 역할을 하였다. 학교는 학교 나름대로 무단결석율의 감소, 가족들과의 관계개선이라는 소득을 얻을 수 있었다. 부모들이 편하게 생각하는 장소에서 만남을 갖고자 하는 학교의 의지와 직원 가족의 필요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였던 회사의 진지한 노력은 학부모들에게 학교활동 참여와 회사의 핵심가치에 대한 중요성을 일깨우는 강력한 메시지가 되어 주었다.

학부모간담회를 ‘우리 대 그들’이 대치하는 상황으로, 그리고 학교를 상대팀의 홈그라운드로 생각하는 학부모들은 이제 상담교사들의 이름을 기억하면서, 이 방문객들을 우리 선생님이라고 불렀다.

VENTURE DIGEST 2003. 04. 11

 

 

“더 큰 파이를 위하여”

보잉(Boeing)과 파이어니어 휴먼서비시즈(Pioneer Human Services)

글_ 이형진_ 도서출판 아르케 대표

 

“보잉은 ‘보호작업장’을 통해 보잉이 정한 품질기준, 비용 및 납기 등 일련 기준에 맞는 항공기 부품을 얻을 수 있는 동시에 지역사회로 다가갈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됩니다. 기본적으로 ‘보호작업장’은 고급 부품의 공급처인 셈이고 이런 관계는 사업적인 관계가 될 수밖에 없는 것이지요.”…… “보잉의 관련 업무 담당자들은 하루 종일 하도급 계약자들을 만납니다. 그들에게는 특별할 것이 없는 일이지요. 우리가 그들에게 요구하는 것은 광대처럼 옷을 입고 모금파티에서 풍선을 팔라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보잉을 고객으로 봅니다. 그들의 요구를 충족시켜야만 하는 것이죠. 우리는 우리가 남들보다 무엇을 잘 할 수 있는지를 스스로 묻곤 합니다.”

1966년, 보잉은 재활훈련기관인 파이어니어 휴먼서비시즈와 함께, 약물중독에서 회복중인 사람들과 전과자들을 훈련시키고 이들에게 직업을 제공할 것을 목적으로 하는 사회적 기업체(social enterprise), 파이어니어 인더스트리즈(Pioneer Industries)를 출범시켰다. 보잉은 파이어니어 인더스트리즈의 지속적인 고객이 되어 상용 비행기 제조에 필요한 부품들을 구매했다. 보잉은 이를 통해 고품질 부품을 낮은 가격에 살 수 있었으며, 이와 동시에 지역사회에도 일정한 기여를 할 수 있었다. 사회적 기업체 운영을 통해 파이어니어 휴먼서비시즈는 연간 수입을 4천만 달러로 늘였으며, 수천 명의 사람들에게 생산적 미래를 위한 기회를 제공할 수 있었다. 또한 보잉으로부터 얻은 전문지식으로 자신의 전반적 능력을 확대 발전시켜 갈 수 있었다.

이들 관계의 시작은 195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1950년대, 보잉은 비영리단체 한 곳과 계약을 맺어 항공기의 비행기능 이외의 부분과 관련된 부품을 만들어내는 ‘보호작업장(sheltered work-shop)’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보호작업장’은 민간 및 정부의 도움을 받아 프로그램 참여자로 하여금 직업기술을 습득케 하여 자립할 수 있도록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였다. 당시 보잉이 ‘보호작업장’ 프로그램을 처음 설립하기로 한 것은 순전히 자선적인 동기에서 비롯된 구상이었으며 보잉은 이 작업장을 지역사회에 대한 사회적 책임의 일부로 생각했던 것이다. 그러나 그 후 보잉은 이러한 자선적 충동과 경영상의 필요를 통합함으로써, 이들의 관계는 실제적인 성장 가능성을 띠게 된다. 현금이나 물품을 기부하는 대신, 기업이 비영리조직에게서 필요한 것을 제공받는 계약을 체결하고, 그 과정을 통해 채용 기피자들에게 일자리를 주는 일, 이는 ‘경영적 자선(operational philanthropy)’의 전형적인 한 형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파이어니어 휴먼서비시즈는 자원을 획득하는 방법에 있어 기업과 같은 운영방식을 취하는 비영리기관, 즉 사회적 기업체의 한 예이다. ‘지역사회 복리기업(community wealth enterprises)’이라고도 일컬어지는 이들 기관은 순전히 자선에만 중점을 두는 것도, 그렇다고 순전히 상업적인 것만도 아니다. 이들은 이중적인 목적, 즉 한편으로는 사회적 사명을, 다른 한편으로는 이윤을 추구해 간다. 서비스대상자인 직원들에게는 ‘변화의 기회’를, 고객들에게는 그들이 원하는 것을 생산하고 전달하는 것이다. 따라서 공급자이자 소비자, 판매업자 혹은 제휴자의 역할을 해주는 기업과의 밀접한 관련 없이 사회적 기업체를 출범시킨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파이어니어 인더스트리즈가 보잉과 강력한 파트너십을 발전시켜온 것도 공급자-소비자 관계를 토대로 한 강력한 헌신, 다양한 직무의 공동수행 개발, 경영관리 면에서의 부분적 통합, 쌍방의 실제적인 변화를 통해서였다.

보잉은 ‘보호작업장’ 프로그램을 포함한 이러한 유형의 제휴관계를 선전하지 않는다. 또한 현금과 추가 물품 및 서비스를 포함해 5,000만 달러에 이르는 회사의 자선기부 예산에 이 비용을 포함시키지도 않는다. 보잉의 ‘시티즌십 리포트’에도 올라 있지 않으며, 심지어 지역사회 관련 업무 담당자들도 여기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한다. 그 이유는, “이것이 기본적으로 사업상의 관계이기 때문입니다”라는 회사 대변인의 말에 잘 함축되어 있다.

VENTURE DIGEST 2003. 04. 21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