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영리조직과 윤리 III

비영리조직 NPO/윤리 2009.07.06 01:38 Posted by hyung@ archenian

비영리조직과 윤리 III

 

필자들은 비영리조직 윤리와 연관된 이슈를 여섯 가지 유형으로 구별해 설명하고 있기는 하지만, 조직의 유형에 따라 혹은 기부하는 자와 받는 자의 입장에 따라 또 다른 기준을 갖고 다양하게 재유형화할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이들 사례가 미국적 상황에 근거를 둔 것이고 본래 윤리라고 하는 것이 해당 지역의 문화에 토대를 둔 것이라고는 하지만 이들 사례에 견주어 볼 때 우리에게도 항시 발생할 수 있는 일반적이고 상식적인 것이라 할 수 있다.

사실상 ‘윤리’(倫理, ethics)라는 것은 우리가 흔히 ‘도덕적인 행동’ 혹은 ‘공중도덕을 지키자’와 같은 용어나 표어 등을 통해 우리에게 익숙한 개념이다. 이는 ‘도덕’이란 용어가 유교적 문화를 기반으로 하는 동아시아에서 좀 더 보편적으로 사용되었고 이를 토대로 근대에 이르러 윤리라는 용어의 사용이 확대되어 왔기 때문이다. 따라서 본시 도덕이란 “자연환경의 특성에 순응하고 각기 그 집단과 더불어 생활하여 온 인간이 한 구성원으로서 살아간 방식과 습속”에서, 그리고 “생활양식이나 생활관습의 경험을 정리해서 공존(共存)을 위해 인간집단의 질서나 규범을 정하고 그것을 엄격하게 지켜나간 데”(두산백과사전)서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법이 사회적 외적(外的) 규제로 작용했다면, 도덕은 개인적 내적(內的) 규제로 작용하면서 진화해 왔으며, 법이 국가권력을 지배했다면 도덕은 보편적 원리를 지배하는 영역이 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두산백과사전). 쉽게 이야기하자면, 같이 사는 사람들에게 불편함을 끼치지 않게 우리가 일상을 살아가면서 지켜야 할 약속, 규칙, 규범 같은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소위 비영리조직에서 비윤리적 행위가 왜 발생하는 것일까? 그 원인은 무엇일까? 그러나 이러한 문제는 단지 비영리조직에서만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 윤리적 문제와 관련된 사안은 영리, 비영리, 정부기관을 망라한 모든 형태의 조직에서 발생하며, 여기에는 문화적 영향과 개인적인 특성 간에 복잡한 관계가 내재하고 있다. 이와 관련된 연구결과는 윤리적 행위에 영향을 끼치는 요인으로서 다음과 같은 것들을 제시한다(Rest, 1994. 재인용).

  • 윤리적 인식(moral awareness): 어떤 정황에서 윤리적 문제가 발생하는지를 인식하는 것.
  • 윤리적 의사결정(moral decision making): 어떤 행동이 윤리적으로 옳은지 결정하는 것
  • 윤리적 의지(moral intent): 의사결정을 하는 데 어떤 가치에 우선순위를 두어야 하는지를 인식하는 것
  • 윤리적 행동(moral action): 윤리적 결정을 끝까지 준수하고자 하는 것

사람들의 윤리적 판단은 각양각색이다. 왜냐하면 윤리적 사안을 인식하고 판단하는 능력이 서로 다르고, 도덕적 가치가 다르며, 도덕적 행위를 할 수 있는 능력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직내 고위직에 있는 사람들이 흔히 갖는 인지적 편견(cognitive bias), 이전에 가졌던 믿음과 행동이 잘못되었다는 징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무시하려는 인지적 불협화(cognitive dissonance), 상식에서 벗어난 급여 및 보상 체계를 포함한 왜곡된 조직 구조와 규범, 주변의 눈과 암묵적인 압력으로 말미암은 무작정, 무조건적인 추종, 공동결정과 책임 뒤에 숨은 개인적 차원의 책임 방기, 흔히 큰 규모의 조직에서 볼 수 있는 정보의 파편화, 그리고 사업 현장의 정책과 실천에 대한 종업원들의 윤리적 의미 부여, 즉 윤리적 분위기(ethical climate)와 같은 것들이 조직 윤리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 원인이 될 수 있다(Rhode & Packel, 2009). 말하자면 행위자를 둘러싼 주변 환경 및 구조, 이와 상호작용하는 행위자의 일련의 심리적 상태, 행위자 간의 상호작용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함으로써 비영리조직의 윤리와 관련된 행위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소위 비영리조직의 비윤리적 행위가 발생하는 것을 미리 예방할 수는 없을까? 있다면 그 방법 혹은 제도는? 필자들의 제안으로 돌아가 보자. 그들은 우선 해당 조직에 적합한 윤리규범과 효과적인 자율준수프로그램 만들기를 제안한다. 성문화된 규칙은 미래의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게 하며, 일관된 기준을 수립하고 합리적인 대중적 이미지를 만들어 갈 수 있게 한다. 또한 이들 규범과 프로그램이 광범위하게 적용되고 강화된다면 이는 조직의 핵심가치의 강화, 비리 예방, 신뢰 증진에 이바지할 수 있으며, 이권의 충돌과 법적 책임에 따른 조직의 위험을 감소시킬 수 있다. 그러나 윤리규범이 있다는 것만으로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이와 관련된 기준을 발전시키고 현장에 접목시키도록 노력하는 것, 즉 실천적, 자발적 의지와 약속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회계 경영의 효과적 관리를 제안한다. 비영리조직이 윤리적 행동을 통한 대중의 신뢰를 얻으려면 자원 사용과 관련하여 비영리조직이 해당 사회에 대해 갖는 책임, 즉 사회적 책임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하여 외형적으로 목적사업, 즉 프로그램을 위한 지출이 일반관리비보다 더 많이 지출되는 것처럼 보이려고 각종 일반관리비를 프로그램 지출 비용에 포함하거나 회계 규정을 위반하는 사례가 나타나기도 한다. 이러한 유형의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제도화된 감독체계, 대중을 상대로 한 교육체계, 투명하고 포괄적인 성과 측정 체계 등을 좀 더 구체적으로 강화, 발전시켜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필자들은 윤리 문화의 제도화를 주문한다. 특히 이와 관련하여 일선에서 일하는 스텝보다는 리더의 역할을 강조한다. 즉 이런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단골메뉴로 등장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조직의 최고의사결정자 및 이사진 등 리더들이 윤리적 행동에 대한 의지를 갖고 스스로 솔선수범함으로써 이러한 행위가 조직의 일상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것이 선행될 때 상하위 지위를 막론하고 모든 조직 구성원이 견제와 균형을 이뤄나가면서 해당 조직 나름의 윤리 문화가 제자리를 잡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특히 조직의 리더들이 “합법이냐 불법이냐”의 문제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공정한가” 혹은 “정직한가”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 줄 것을 주문한다.

얼마 전 한 예능프로그램에 출현한 전 유명 벤처기업 CEO는 더 많이 배우고 더 많은 것을 소유한 사람이 더 나쁜 짓을 많이 하는 것 같다고 했다. 현재 우리 모두가 겪는 경제적 어려움도 다 그런 유형의 사람들의 탐욕으부터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윤리의 문제는 그런 것 같다. 누구나 다 아는 상식적인 것, 초등학교 도덕시간, 윤리시간, 바른생활 시간에 배운 것을 지키지 않는 것이다. 그렇지만 이는 개인의 인성의 문제를 넘어 제도의 문제이기도 하다. ‘견물생심’(見物生心)하지 못하게 하는 것도 우리 사회의 책임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앞서 제기된 문제들을 염두에 두면서 우리의 사례에 좀 더 세밀하고 구체적으로 천착, 분석하고 그 대안을 모색하는 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숙제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참고문헌

Rest, J.R., ed. Moral Development: Advanced in Research and Theory, New York: Praeger Publisher, 1994.

Rhode, D.L. & Packel, A.K., Ethics and Nonprofits, Stanford Social Innovation Review, Summer 2009.

두산백과사전, http://100.naver.com/100.nhn?docid=475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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